도심 속 여행 ‘호캉스’ 장애인은 찬밥,정보·편의시설·응대 ‘첩첩산중’…“장차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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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7회 작성일 2019-11-19 13:59:38본문
“단절없는 여행사슬”, “복지대상자 아닌 소비자”
‘호캉스’ 즉,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를 합쳐 호텔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휴가가 최근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장애인에게는 문턱이 높은 ‘찬밥 신세’다. 정보 접근부터 편의 서비스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실.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무장애관광 정책의 혁신과 비전 세미나’에서 이같이 ‘호캉스’ 속 관광약자의 어려움을 짚었다.
‘호캉스’는 호텔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보내는 휴가로, 호텔 자체가 목적지라는 점이 기존 여행과 차이가 있다. 여행보다 휴식이 목적으로, 호텔 내 피트니스, 수영장, 사우나 등 부대시설을 이용해 피로를 풀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특히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흐름 속 ‘호캉스’는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모두에게 ‘호캉스’는 열려 있지 않다. “저도 호캉스를 즐기려고 여러 번 시도해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먼저 정보 접근 부분이다. 장애인들이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접근 가능한 호텔 정보를 통해 접근성 파악이 우선이지만, 편의 정보를 찾기 어렵다.
호텔 검색 정보플랫폼 중 편의 객실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이마저도 정확하지 않아 검색된 호텔에 직접 전화해 편의 객실을 일일이 확인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윤선 대표는 “여기어때와 호텔스닷컴은 편의 객실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 전화를 해서 객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호텔에 확인을 했다 해도 가서 보면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편의 객실 정보 찾기 어렵고, 편의성도 담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편의 객실임에도 좁은 통로거나, 가구가 많아서 제대로 다닐 수가 없어요. 가구 배치를 바꿔 달라고 했더니, 바꿀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안 와도 된다’는 것이죠.”
국내 호텔 편의객실 중 샤워의자가 있는 곳은 드물며, 만약 있다 해도 엉터리로 설치돼 있어 이용하지 못하거나, 위험한 수준이다.
전 대표는 “안전바가 잘못 설치되거나, 샤워기가 너무 짧아 머리까지 감지 못한다. 이에 샤워기를 휴대해 다니고 있다”면서 “편의 객실 내 샤워실엔 샤워기 줄 길이가 3미터 정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 대표는 개선점으로 ▲더블침대 구석으로 몰아 공간 확보 ▲머리 위에 응급 벨 ▲침구는 얇고 따스한 것 ▲슬라이딩 패드 ▲욕실 내 비상벨 ▲세면대 아래 발 받침 등을 제언했다. 또한 편의정보 관련 관련해서 ▲홈페이지 편의 객실 정보 ▲편의 객실 번호 ▲응급 시 이용 가능한 기관 ▲장애인콜택시 전화번호 ▲접근 가능한 시티투어 ▲리프트 장착 렌터카 ▲인근 지하철 역 ▲주변 숙소 편의 객실 호텔 ▲편의점 ▲편의점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제24조2(관광 활동의 차별금지)가 신설됐지만, 그 시행시기가 ‘5성급 또는 4성급 호텔’은 2025년까지, 나머지는 2030년까지 시행시기가 지나치게 멀다. 전 대표는 “시행시기를 앞당겨서 장애인들이 호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무장애관광 전문가들이 무장애관광 정책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언을 내놨다.
동의대학교 국제관광학과 이봉구 교수는 무장애관광의 완성은 ▲여행 욕구 ▲정보수집 및 예약(의사소통, 예약수단) ▲관광지로의 이동(교통수단, 안내서비스, 시설) ▲현지경험(관광코스, 편의시설, 해설서비스) ▲거주지로의 이동 ▲평가․회상 공유 등 ‘단절 없는 여행 사슬 구축’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제3차 관광개발기본계획과 제5차 관광진흥 5년 계획 간 포함 사업의 일관성이 미흡하며, 지자체의 경우도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계획은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불완전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교수는 ▲상위계획, 조례, 무장애관광도시 조성계획 간 연계성 및 일관성 강화 ▲무장애관광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무장애관광의 기준 마련 ▲관광기업 종사자 교육 다양화 ▲무장애관광 전문인력 양성 범위 확대 및 활용 ▲무장애관광 인증제 범위 확대 등을 제언했다, 배화여자대학교 글로벌관광학과 윤혜진 교수도 관광전-관광지-귀가까지의 접근성을 고려한 종합적 관광디자인 마련이 필요하다며, ▲무장애 관광 전문인력 육성 및 서비스 제공 ▲모든 사람의 인식 전환 ▲정부-지자체-관련기관/협회 등 협력적 거버넌스를 제언했다. 윤 교수는 “모든 사람이 여가 문화,관광을 누릴 권리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식하도록 접근 가능한 관광에 대한 시민들 대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는 "복지대상자, 관광대상자보다는 소비자적 측면에서 무장애관광이 이야기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홍 대표는 "무장애관광은 복지만으로 풀 수 없다. 복지파트로 무장애관광 인력 양성, 교통해소 부분이 이뤄지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관광영역“이라면서 "관광계에서는 장애인구가 늘어나고 소비계층이 다양해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소통 자리가 없어 아직 많이 불편해하신다. 운동의 형태보다는 그 산업의 이해도를 높여서 협상의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장애관광교육을 들으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생업종사자이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직접 찾아가서 설명하면 공감한다. 그리고 나서 2,3단계가 이뤄진다"면서 "가만 있으면 관광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산업계에서는 '돈이 되는 소비자냐'고 하는데 실제 장애인 분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돈을 씀에도 매체에서는 장애인 현실이 고착화 돼있다. 이제는 소비자적 측면에서 산업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기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