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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게, 그리고 꾸역꾸역 살아온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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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023-12-27 1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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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그야말로 ‘위험한 항해의 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우 어려운 일들만 닥쳐오는 등 저나 장애계나 모두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것입니다.

일단 저는 올해 고용 사정이 대단히 불안정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안심하고 회사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 와중에도 집안에서는 대출금 상환 부담은 경감되지 않고 기계적으로 요구한 탓에, 부득이하게 블로그에 광고를 유치하는 대가로 광고료를 받아서 그 돈을 집 대출금 상환을 막기 위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자존심까지 내리고 대출금 상환 부담 압력을 견디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따른 재정난도 상당히 심각해서, 재정적으로 부담되는 사안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버티고 버티면서 겨우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을 뿐입니다. 다른 점에서 ‘꾸역꾸역의 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 그래도 제가 봤던, 그리고 제가 응원하는 SSG 랜더스의 올 시즌 야구도 마무리 투수 서진용 선수가 ‘꾸역꾸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어서 막아내는 것 때문에 경기를 안심하고 지켜볼 수가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일에서도 위험하고 꾸역꾸역 버틴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일은 아예 완벽한 실패로 끝난 것도 있었습니다. 먼저 주한영국문화원 어학원 교습 복귀를 계속 검토했지만, 구직 불안정 요소로 완벽히 무산되었습니다. 수강료가 무려 월 30만 원이다 보니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시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024 시즌에 직장 사정이 안정되면 반드시 을지로 교습장에 하루 일을 마치고 교습을 들으러 가기를 원할 뿐입니다.

또한, 제가 자초한 일에서 비롯된 일이기는 하지만 소위 ‘음모론자’들이 공격하는 소재의 사건도 최근 상대방이 전한 의외의 비혼 출산 사건이 발생하여 저도 이 소식을 듣고 며칠간 밤이면 눈물을 몇 시간이고 흘리고 울기도 할 정도로 충격에 빠질 정도의 사건도 경험했습니다.

저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대학생 시절부터 사모해온 외국인 여성과의 이야기가 이렇게 완벽히 깨진 것입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끝나더라도 멋지게 끝내고 싶었는데, 정작 다가온 결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마무리되었으니 말입니다. 마치 릴케와 루 살로메 관계의 결과와 살짝 비슷하게 말입니다.

장애계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이 벌어지고 벌어졌습니다.

먼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투쟁은 뭔가 해결점이 전혀 없이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또 2024년에도 투쟁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으로 ‘둘 다 지쳤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속도로는 뭔가 해결책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타협 수준의 결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절대로 이 영원한 평행선은 죽 이어지게 될 전망입니다.


2024년에는 '콘클라베식 협상'을 거쳐도 좋으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정부간 대타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진은 2013년 '콘클라베'를 거쳐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확정 당시 바티칸에 설치된 굴뚝을 통해 프란치스코 현임 교황 선출 확정을 알리는 신호인 흰색 연기가 나온 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유튜브 갈무리
2024년에는 제발 어딘가의 중재를 거쳐도 좋으니 뭔가 대정부 협상을 ‘통조림이 되고’ ‘당근을 흔들어도 좋으니’ 이른바 ‘콘클라베식’(주: 로마 가톨릭의 수장, 즉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선거인단 감금 후 무제한 투표 제도. 교황이 선출되고 승낙을 받는 순간에야 종료된다. 종료 및 선출 확정을 상징하는 신호가 바로 흰 연기이다) 끝장 협상, 즉 타협할 때까지 무제한 협상을 하는 각오로 협상을 해서 대타협을 이뤘으면 합니다.

20년 넘게 투쟁한 것도 지쳤고, 정부도 이제 인내심에 한계가 다가오고 있으니 이제 확실한 끝을 보여줄 시간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러다 ‘공권력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서울특별시청이나 중앙정부가 내밀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자립생활센터 논쟁도 결국 비전장연계라 할 수 있는 한자연측의 승리로 마무리될 정도로 막판 치열한 논쟁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장애계 집단까지 거의 두 쪽이 나서 대립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다만 부속 조항으로 규정된 1년 6개월간의 유예기간 안에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시행령 규정 제정 등 복잡한 사안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다 다시 전장연계와 비전장연계의 대립이 커질 전망이니 말입니다.


필자가 참석하여 토론을 발표한 장애인 개인예산제 관련 토론회에서 필자가 연설하고 있는 순간. ⓒGood Job 자립생활센터 유튜브 갈무리
개인예산제 논쟁도 매우 치열한 전쟁이었습니다. 일단 정부의 시범사업안은 나왔지만, 제대로 된 의미의 개인예산제인지에 대한 것은 의문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방식이 진정한 의미의 개인예산제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엔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주식 국가장애보험(NDIS, 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체계 같은 모델이 더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발달장애계의 문제도 여러 가지 주장들과 사건들이 뒤얽혀 진전 있는 사건이 무언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오히려 후퇴했다면 후퇴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올해 발달장애계에서 저조차 체감한 긍정적 변화는 별로 없었습니다.

장애인 고용 문제도 뭔가 뭐 한다, 한다 이런 소리만 들리다가 제대로 된 고용창출이나 유지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뭔가 용두사미(龍頭蛇尾)식 결과가 나온 경우도 일부 있으니 말입니다. 이 와중에도 지난 20일에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책임의식이 전혀 없는 파렴치 기업, 즉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명단이 공개되었습니다. 결과는 불이행 기관·기업이 조금은 줄었다고는 하지만 10년이 되도록 장애인 직원이 하나도 없다는 결과가 나온 프라다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신도리코, 금성출판사처럼 파렴치 수준의 장애인 고용 성적을 보인 불명예 기업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슬픈 사실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2023년에 희망 섞인 일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필자에게 '관해'라고 적힌 종이쪽지를 주었다. ⓒ장지용
일단 제게 2023년에 들은 좋은 소식은 지난 2009년부터 겪었던 조현병 관련 상황이 올해 3월에 ‘관해’ 진단을 받는 형식으로 진정되었음이 완전히 확정된 순간이 올해 제가 겪은 최고의 소식이었습니다. 이제는 유지를 위한 주사제 주입 방식으로 약물 처방 방식을 개편하면서 건강 상태도 많이 개선된 모습이 드러나고 있을 정도입니다.

2023년에는 매월 주입되었는데, 2024년부터는 계절당 1회 주입으로 진행할 것이며 상담 일정도 매달, 즉 4주 간격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정기 주입이 아닌 이상 6주 간격으로 정기 상담 일정이 있을 것이라는 의사의 방침을 전달받을 정도였습니다.

올해 제가 두 번이나 에이블뉴스 칼럼을 통해 전해드린 집기 교체사업, 일명 ‘X자 사업’들은 2023년 사업 목표를 막판에 완벽히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지막 순서였던 LX(Laptop eXperimental) 사업, 즉 노트북 교체사업과 BX (Backpack eXperimental) 사업, 즉 가방 교체사업은 무사히 마무리되어 이제 제 손에 쥐어졌고 ‘취역’, 즉 실제 사용에 들어갔을 정도입니다.


필자의 새 노트북과 별도로 구매한 파란색 무선 게이밍 마우스. 사용 결과 매우 편리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장지용
그래서 새로 배치된 노트북에는 정식으로 시스템상에는 ‘ALVIS-MCV’라는 표시를 붙였고, 대외적으로는 ‘MCV 2호기’라는 호칭으로 정식 취역하고, 받아뒀지만 그동안 부착할 수 없었던 카페에서 받은 ‘커피를 좋아하는 우주인’을 형상화한 스티커를 안쪽에 부착했을 정도입니다.


필자의 새 통근용 가방. 다시 메고 다니는 가방으로 바뀌었으며 새 노트북도 들어갈 정도로 품이 좋은 편이다. 제품은 미국 브랜드인 '쌤소나이트 레드' 계열 제품으로 남성용 비즈니스 캐주얼 가방이다. ⓒ장지용
BX 사업의 결과로 배치된 것은 약간 차이가 있어서 제2차 사업이 2024년에 치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집에서 요구한 것은 통근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통지했었고, 그 외에도 여행이나 사진 촬영 일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집에서 “개인 재정으로 별도구매하시오!”라는 통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1월 1일 블로그에 공약 사항으로 발표한 사안인 ‘패딩, 카메라, 노트북의 신형을 도입한다’라는 목표는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폐업한 필자에게 학교폭력을 자행한 가해자 집안의 정육점. 이 상황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블로그에 "적장을 해치웠다!"라고 평가했을 정도이다. ⓒ장지용
20년 넘은 악연이었던 학교폭력 가해자 집안과의 인연이 하나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이는 얼마 전 그 집안의 동네 정육점이 폐업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 코에이테크모의 콘솔 게임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 적 장수 캐릭터를 격파한 순간의 대사 “적장을 해치웠다!” (캐릭터마다 대사는 다양하지만, 결론은 똑같습니다) 를 인용하여 블로그에 이 사실을 알리는 사진에 캡션으로 적어둘 정도로 통쾌한 순간이었습니다.


일본 도쿄의 상징이자 현재는 일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유명해진, 일본의 재건과 새출발을 상징하는 기념비이기도 한 밤시간에 본 도쿄타워의 모습. ⓒ장지용
한편으로는 2019년 이후로 이런저런 사정으로 계속 무산되었던 정기휴가를 오랜만에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이른바 ‘리얼 코로넷 작전’이라는 프로젝트 제목을 붙여서 도쿄에 다녀왔었기 때문입니다.

장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간에 장애인 정책 대강을 담은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이 발표된 것은 일단 뭘 해봐야 알 수 있는 사안이겠지만 뭐라도 해봐야 늘 것은 늘 것이기에 일단은 뭐라도 해보면서 적어도 ‘때려 맞춰가면서’라도 적용할 사안은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 예상 조감도. ⓒ프랑스 관광청
본의 아니게 연기되어서 이번에 치르게 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의 성과도 나름 있어 보입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본게임이 될 2024 파리 패럴림픽의 성적도 지난번 도쿄 패럴림픽처럼 ‘뒷심부족’이라는 문제점을 또 안을지 걱정스럽지만 일단 승부는 알 수 없으니 기대는 해봐야겠습니다. 특히 오랜만에 출전하는 여자 골볼 대표팀의 성적이 기대됩니다.


생전의 미국의 장애운동가 주디스 휴먼. 2014년 서울 이룸센터를 방문해 강연을 펼친 모습. ⓒ에이블뉴스DB
지난 3월에 전해진 미국의 대표적인 장애인 활동가인 주디 휴먼의 별세 소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가 활동했던 다양한 과제들과 쟁점들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발전해나갈 책임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은 앞으로 장애계 모두가 같이 고민해야 할 사안이 될 전망입니다. 그는 떠났지만 우리들의 활동 과제에 대한 많은 질문을 남겨놓고 갔으니 말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홍보 포스터.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 유한회사
작년에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성장애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대중들에게 전했던 것에 이어 올해는 넷플릭스 시리즈이자 같은 제목의 웹툰을 각색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장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질문하면서, 다양한 정신장애인의 모습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장애와 관련된 미디어의 묘사가 점점 당사자의 특성을 인정하거나 현실을 조망하는 등의 작품으로 진화하는 등 미디어의 장애서사가 긍정적·발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지나온 2023년은 이제 점점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나 장애계에서의 삶이나 ‘위험하게, 그리고 꾸역꾸역 살아왔다’라는 평가합니다. 할 것은 최대한 치르기도 하지만, 위험한 일도 많이 경험하는 등 올해는 조금 고생한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2024년입니다. 일단 우리 장애계는 먼저 4월 10일 총선을 향한 진격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장애인 비례대표를 주요 정당이 당선권 이내에 배치하고, 다양한 장애정책 공약을 내놓고, 실천적인 의정활동으로 조금은 더 편해질 제22대 국회를 기대합니다. 이후에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의 승리를 향해 진격해야 할 것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의 진격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최대한 안정시켜서 2024년 마지막 근무일이 될 2024년 12월 31일 화요일 저녁에는 퇴근길에 오르거나 회사의 방침이나 휴가 일수 정산을 명분으로 12월 31일에 송년 휴가를 보내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2024년에도 정기휴가를 보내고, 아직도 몇 가지 남은 집기 구입사업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대형 출판사의 제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에피소드 에세이’ 프로젝트도 종결지어서 출간을 확정 지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은 카카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파란만장 자폐인’ 시리즈로 이 원고를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023년 크리스마스 기준으로 프롤로그부터 시작하여 제16챕터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최종 목표는 에필로그 포함으로 총 30챕터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서점에서 저를 만나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다가올 2024년을 위해, 이제는 코로나19 위기도 완벽하게 끝났으니 더 바깥으로 나가 1월 1일 동트는 모습을 지켜봅시다.

아, 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은 2024년에도 계속됩니다.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더 빵 터지게’ ‘더 울림 있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더 장지용적인’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 장애인식개선강의·각종 장애 관련 토론회 등 강의, 연설, 인터뷰 및 다른 기고 의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장지용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누군가 말대로 “장애 관련 인플루언서로 도약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라는 평가를 이루게 말입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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